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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업계, 동병상련 정신으로
뭉쳐야 ‘살아 남는다’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이사장 서병문)이 내달 24일 정기총회를 한달여 앞두고 1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 조합원사 대표 180여명과 함께 비상임시총회를 개최했다.

왜?

이날 중기중앙회 뿌리산업위원회(위원장 박순황 금형조합 이사장)는 당초 정부와 정치권에 실질적인 뿌리산업 진흥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다만, 정부와 함께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일부 뿌리조합이 정부의 눈치를 보면서 이날 성명 발표는 무산됐다.

이를 감안해 6대 뿌리조합 가운데 상대적으로 업계 영향력이 크고, 조직화된 주물조합이 단독으로 비상총회를 마련해 성명 발표를 대신했다. 종전에도 주물조합은 이 같은 실력행사로 업계 요구사항을 정부 측에 전달하고 관철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비상총회에 참석한 서병문 이사장을 비롯한 조합원사 대표 180여명은 현재 고사위기에 처한 국내 주물업체의 현황을 조목조목 발표했다.

국내 주조산업은 조선업의 구조조정과 자동차, 중장비 등 수요산업의 침체, 생산기지 해외이전 등으로 평균 40% 이상 물량이 급감했다. 최근 3년 간 납품단가는 ㎏당 200~300원 가량 내렸다.

반면, 최근 10년 간 최저임금은 71.6%, 전기요금은 49.8%가 각각 오르는 등 제조원가는 급등했다.

제조업의 기반인 주물산업이 존폐 위기에 놓인 것이다.

실제 서 이사장이 경영하는 경남 창원의 비엠금속의 경우 최근 5년 사이 매출이 30%(630억원→440억원,2012년대비 2016년) 줄었다. 같은 기간 수주 물량도 3만4,000톤에서 2만4,000톤으로 29%, 납품단가 역시 ㎏당 18%(1,400원대→1,150원대)로 각각 축소됐다.

경기도에 소재한 A사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은 38%(140억원) 급감한 230억원으로, 수주 물량은 27% 감소한 1만7,000톤에서 1만2,500톤으로, 납품단가는20% 줄어든 ㎏당 1,600원에서 1,300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처럼 어려움에 처한 뿌리업계가 주물만은 아닐 것이다. 대기업의 협력사인 6대 뿌리업계 또한 별반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뿌리업계를 취재하는 기자로서 이번 주물조합의 비상총회를 보면서 씁쓸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옛부터 우리 민족은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불쌍히 여겨 동정하고 서로 돕는 동변상련(同病相憐) 정신이 남달랐다. 비슷한 처지의 ‘끼리끼리’ 문화가 있어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도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이는 굳이 헌법 제 1조 2항(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까지 가지 않더라도,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라고 헌법 1조 1항이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뿌리업계의 행동이 아쉽기만 하다.

“뿌리기업은 더 이상 자력으로 견딜 수도, 생산도 할 수 없어 공장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서 이사장의 말이 앞으로 뿌리 업계를 하나로 묶는 단초가 되길 바랄 뿐이다.

정수남 기자  sn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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