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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기업은 무엇인가?

지난달 31일 환경부가 대기환경보전법(이하 대기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안(이하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9월 26일 정부 합동으로 발표한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미세먼지 배출이 많은 사업장 및 발전소 등의 먼지·황산화물·질소산화물에 대한 배출허용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이 개정안이 입법 예고되자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정안에서 제철·제강업의 경우 먼지 및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배출기준을 기존 대비 약 1.4배 강화했는데 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별도의 시설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철광석을 구워 알갱이로 만드는 소결로의 경우 방지시설 투자를 위해서는 최소 2~3년이 필요한데 2019년부터 시행하게 되면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결국 지금부터 서둘러 시설투자를 한다 하더라도 아무리 빨라도 2020년 이후에나 방지시설 가동이 가능하므로 적어도 1년 이상 기준 초과 배출이 불가피해지고 그만큼 초과 배출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환경 우선 정책으로 환경 관련법들이 강화되는 것 자체가 기업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그런데 입법 예고 시점과 시행 시점이 너무 짧아 일시적으로나마 법을 어기는 것이 불가피해지는 것은 더욱 큰 문제라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법을 지키려면 생산 활동을 중지해야 한다. 아니면 법을 어긴 대신 과징금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도록 만드는 것은 정말 불합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및 거래와 관련해서도 해당 기업들은 적지 않은 손해와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18년부터 3년 동안 시행할 2차 기본계획이 올해 6월까지 나왔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도 정부 발표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기본계획에 따라 새로운 배출량이 정해지면 그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비용을 내년도 사업계획과 예산에 반영해야 하는데 이것이 불확실해 경영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계 관계자들은 2차 기본계획 수립이 지연된 첫 번째 이유를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업무가 기재부에서 환경부로 다시 이관된 탓으로 보고 있다. 업무 이관과 관련한 법률 정비 등으로 시간이 소요됐고 그동안 기재부, 환경부 모두 해당 업무에 적극 나서지 못한 탓이다.

두 번째로는 탈원전·탈석탄, 전력수급계획 등 에너지 정책의 큰 그림들이 지연되면서 하위 내용인 배출권 할당 역시 결정하지 못한 이유다. 정부는 올여름 나올 계획이었던 8차 전력수급계획(2017~2031년)을 참고해 탄소배출권 할당량을 조정할 계획이었으나, 이것이 연말로 미뤄지면서 덩달아 할당치 결정도 늦어지게 된 것이다.

결론적으로 정부의 환경, 에너지 정책 기조가 바뀌면서 세부 법과 제도들이 제때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되지 못한 것들이 기업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과 혼란을 야기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원칙도 중요하지만 현실을 고려하고 충분한 시간과 소통을 통해 법과 제도를 바꾸는 신중한 의사결정과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편집국장 정하영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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